not simple [창고/만화, 나의 오아시스]지은이: 오노 나츠메
가족이 주는 따스함과 사랑을 찾아 헤매다 결국 비참하게 죽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참으로 통속적이고, 지나가며 보고 듣는 숱한 사건·사고 소식들 중 단편적이나마 겹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not simple』이 그저 흔한 이야기로 남지 않고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지나치다 할 정도로 절제되어 있는 연출 덕분이다. 짐의 말마따나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이안의 삶은 지극히 단조롭고 차분한 어조로 묘사되고, 이를 전달하는 등장인물들 역시 좀처럼 격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이런 일들이 있었다.’라며 설명해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결과 일어나는 감정의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어디까지나 독자들의 몫이다. 자신은 단 한번도 구원받지 못했으면서도 정작 이안은 짐, 그리고 아이린의 어머니가 가족의 온정에 다시금 눈을 뜨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출생의 비밀을 어렴풋이 짐작하면서도 이안은 그저 가족들을 만나고 싶고 언젠가는 그들 곁에 돌아가겠다는 소박한 바람만을 갖고 있을 뿐이다. 너무나 오랜 시간 품어온 바람이기에 얼마만큼 간절한지조차 잊혀질 정도. 어디까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 어디까지 더럽혀질 수 있는지―. 이안의 삶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백짓장처럼 하이얀 이안의 순수함과 그가 받은 상처는 역설적으로 더욱 강조되기만 한다. 따스하고 잔잔한 일상의 소품 모음집인 『La Quinta Camera~다섯번째 방』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이야기의 주제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여간 예사롭지가 않다. ‘그저 좀더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온정을 원했다.’라는 이안의 말처럼 『not simple』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참으로 심플하지만, 그 주제를 전달하는 방법에 있어서만큼은 절대 심플하지 않다. 주인공의 슬픔과 고뇌를 고스란히 독자들의 가슴을 향해 직격탄으로 날려보내는 그 저력이란! 다만 그 슬픔과 고뇌가 너무도 크고 깊어서 간만에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내는 만화를 만났다는 기쁨이 상쇄되어버리는 것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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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7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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