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먹었어? [창고/만화, 나의 오아시스]‘어제 뭐 먹었어?’라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질문에 ‘소송채, 파, 미역, 유부를 넣은 된장국하고 고추냉이와 김을 곁들인 참마명란젓 초간장무침, 그리고 무랑 닭날개를 매콤달콤하게 조린 거랑 가다랑어포를 올린 브로콜리, 거기에 발아현미가 1/3 섞인 밥’이라고 단숨에 대답하는, 40대 초반의 인물 훤한 전문직 남성이 있다. 위 대답 하나만으로도 독자는 사실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남자, 망설임 없이 전날 먹은 저녁 메뉴를 기억해내어 줄줄 읊어대는 걸 보면 꽤나 두뇌가 명석한 타입이고, 요리에 들어간 재료까지 하나하나 나열하는 품새가 아마 재료 구입, 준비에서부터 요리, 상차림까지 전 과정을 손수 해냈을 것이며, 발아현미를 섞은 밥에 채소와 단백질을 골고루 배분한 메뉴 선정으로 미루어보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 단지 여기까지, 였다면 아마 『오늘 뭐 먹었어?』는 많고 많은 요리만화 중 한 번쯤은 시선이 머무를 수 있는, 일본 가정식 요리법을 담은 만화책 중 하나라고 쉬이 결론내릴 작품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은 주인공 남성이 실은 게이이고, 현재 연인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 작품의 작가가 바로 다름아닌 요시나가 후미라는 것까지 알게 된다면,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이 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만화는 요리를 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야기 진행에 있어 ‘요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상당하다. 주인공 카케이 시로가 재료를 구입하는 장면에서부터 요리를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면 대개 함께 사는 연인 야부키 켄지와 식사를 하며 마무리되는, 일정한 포맷에 따라 매 이야기가 완결되기 때문에 사실상 요리와 관련된 것 이외의 다른 내용이 끼어들 여지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그 전 에피소드에서 슬쩍 흘린 이야기를 풀어내고, 다음 에피소드를 위한 포석을 깔아놓는 것을 절대 잊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요시나가 후미의 원숙해진 연출력이 한층 빛을 발하는, 명실공히 작가의 대표작이라 꼽을 수 있는 『오오쿠』보다도 이 작품의 자연스럽고 부담없는 연출을 더 우위로 쳐주고 싶다. 요리라는 것은 (직접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그 어떤 일보다도 정확성을 필요로 하면서도 사람에 따라, 그 실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응용력과 융통성이 요구되고 발휘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요리’의 특징은 바로 작품에 그대로 투영된다. 때로는 슈퍼에서 재료를 구입하는 순간부터 차근차근 짚어나가며 주인공의 꼼꼼하고도 세심한(이라 쓰고 ‘쪼잔하다.’고 읽어도 무방하다) 부분을 드러내고, 여러가지 메뉴를 한꺼번에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카케이 시로의 민첩한 손놀림과 메뉴를 선정한 갖가지 이유(계절, 건강, 혹은 그날따라 주재료가 폭탄세일을 했다든가)가 나오고, 마지막은 훈훈하게 연인과 저녁밥상 앞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매듭지어진다. 이것만으로도 뭐 하나 빈틈없이 한 회분 페이지가 꽉꽉 들어찰 것 같건만 재료를 장바구니에 담고 계산대로 향하는 순간, 냄비 하나를 씻고 다음 메뉴를 위해 몸을 슬쩍 돌리는 그 짧은 순간에도 요시나가 후미는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다양한 소재를 배치한다. 40대 초반의 남자 동성애자로서 일반 사이에서 살아가는 법, 변호사라는 직업상 접하게 되는 사건들, 노후에 대한 걱정, 어느새 훌쩍 늙어버린 부모에 대한 연민, 아주 조금씩이나마 넓어지는 인간관계, 그리고 지금의 연인을 향한 애정까지. 지친 하루의 말미에, 갓 지은 따끈한 밥 한 그릇과 그날 그날 사들인 재료로 영양소의 적정한 배분을 잊지 않고 정성껏 준비한 반찬들은 지나치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딱 그날 하루만큼의 행복을 선사한다. 오늘은 뭘 먹을까, 라는 고민에서 시작하여 당장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눈앞의 목적을 채우고, 조금 더 건강해지기 위한 노력과 함께 이 요리를 먹을 이의 취향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더해지고 그에 따른 맛좋은 음식을 먹고 난 후 차오르는 오감의 만족을 위한 일련의 과정들이 작가가 『오늘 뭐 먹었어?』를 준비하는 과정과 다를 게 무엇일까. 대개의 요리 만화를 접한 직후 그 요리를 먹고픈 강렬한 식욕에 휩싸이는 대신, 마치 내 자신이 시로와 켄지의 저녁 식탁에 같이 앉아서 맛난 저녁 한 끼를 먹고 난 듯한 기분좋은 포만감에 사로잡히는 것은 단순히 나 혼자만의 착각만은 아니리라. 연인이 차린 저녁 밥상을 앞에 두고 켄지가 느끼는 행복, 자신이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 켄지를 바라보는 시로의 뿌듯함,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공유하는 따스한 훈기에 잠시나마 함께 젖어드는 나.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그렇기에 다들 쉽게 생각하지만 사실은 매일 매일 그날 하루만큼의 ‘행복’을 손에 쥐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아등바등 허덕이고 있는가.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하루 24시간 중 딱 그만큼의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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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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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5 [일상/자기 전 물 한잔]감정폭발의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그 위험성 또한 올라가고 있다.
근 일주일째 감기기운 때문에 몸도 마음도 폭발 임계점을 들락날락하다가, 결국 어제 저녁에는 주말이라 더더욱 엄마에게 매달리는 첫째와, 콧물을 좔좔 흘리며 즈이 언니랑 놀고 싶어 흥분한 나머지 업혀야만 낮잠을 재울 수 있는 둘째를 오후 내내 업고 실랑이를 하다가 저녁 나절 잠투정하는 기린이에게, 먹으라는 젖은 안 먹고 대여섯 번 연달아 젖을 깨무는 보리에게, 마눌 몸 힘든 걸 알면서도 오후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는 애들이 울고불고하는 와중에도 자기 폰만 들여다보다가 거실 컴퓨터 앞에 앉아버린 smk군(나중에 정황을 보아하니 애들이 안 자고 있으니 자장가 음악을 폰에 넣으러 나간 듯 싶었지만 그 시점에서 그런 부분까지 짚어낼 여력은 남아있지 않았음)에게 결국 폭발. 마구 소리지르고 화를 내다 결국 현관문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그리고 놀이터 벤치에 앉아 화를 삭이려고 애쓰다가 날이 너무 추워서-_- 이러다 된통 감기 심해지면 나만 개고생이다 싶어 5분만에 컴백홈. 후우...) 돌아와보니 기린이는 엄마 가지 마, 보리는 보리대로 엄마 없다고 엉엉 울고 smk군은 그 와중에 응가한 보리 기저귀 뒷처리 하는 중.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내 자신에게 화가 나서 우는 아이들을 껴안고 같이 10여분 정도 엉엉 울다가, 졸려 눈이 가물가물하는 기린이를 먼저 재우고 다시 보리를 달래 재우고... 그리고 나도 곧 쓰러져 잤는데 꿈속에서 smk군이 딴 여자랑 바람이 나는 바람에-_- 실컷 두들겨패고 그 와중에 내 성질 못 버리고 상대방이 절대 반박 못할 정황과 근거와 논리를 내세워 조목조목 따박따박 따지는 바람에 어찌나 피곤한지ㅠ_ㅜ 그리고 결국 새벽 6시 15분에 기린이가 '잘 잤어요~. 쉬하고 우유 먹을래요.'하며 엄마를 깨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아침부터 다시 타이레놀 두 알 흡입했다. 오늘 오전 중에 smk군에게 아이들 보라고 하고 송정 아데초이에 혼자 운전해서 다녀올까 했는데 이런 몸/정신상태로는 운전하다가 홧김에 전봇대라도 들이받을 것만 같다. 24시간 쉴 새 없이 감정노동(아이들 감정읽기)을 하다보니 이젠 내 신경줄이 닳아버린 모양이다. 나도 누군가 내 감정을 읽어주면 정말 고맙겠다. 이럴려고 휴직한 게 아닌데. 따끔거리는 목과 두통보다도 자괴감이 더욱 나를 힘들고 괴롭게 만든다. 2012/03/2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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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3 [일상/자기 전 물 한잔]1. -기린이가 아침 밥상에서 또!!! 밥은 안 먹고 과일을 달라고 외쳤지만 밥 먹고 먹는 거라고 다독여서 한 세 숟갈-_- 먹게 하고 과일을 먹였음. 오늘 아침도 버럭질 안 하고 무사히 넘겼도다. -기린이랑 보리가 둘 다 감기에 걸려 콧물을 좔좔 흘리는 와중에 나도 목이 따끔따끔 온몸이 욱신욱신하지만 나는야 젖먹이 엄마. 아프면 안 된다며 다짐에 또 다짐, 소금물 가글하고 귤 까먹으면서 버텨내고 있다. 오늘 새벽에는 도저히 안 되겠기에 삼부커스 드롭 두 알 삼킴(수유 중에 먹어도 되나 몰라-_-;). 이따 타이레놀도 좀 사다놔야겠다. 이런 나를 칭찬해주기 위해 오늘 아침은 맥모닝! 맛없는 맥카페 커피도 단숨에 후루루룩. 뜨끈하니 좋구나~.
-제가 당신의 버킨백을 사랑했던 이유는, 엄청나게 낡은 외양과 함께, 거기 붙여져 있던 아웅산 수치의 사진 때문이었어요. 이것이 진정한 명품백의 위엄! 2012/03/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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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36개월, 유치원 적응 / 이런 부모라 미안해 (19)2012/03/23 10:34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브라보! [일상/자기 전 물 한잔]끊임없이 버럭질한 결과; 일주일 두 시간의 자유시간을 확보.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핸즈커피에서 한 시간 정도 노닥거리며 디카페인 한잔 하고 기린이 줄 빵 하나 사들고 집에 와보니 이런 광경이!!!
흑흑 ㅠ_ㅜ 역시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는 것이야... 마눌님 없이도 보리 업고 기린이 줄 와플 만들어 주고, 보리 이유식 데워먹인 smk군에게 감사감사!! 이 추세대로라면 반나절 애들 맡기고 파마하고 와도 되겠네~ //smk군은 아주 피곤해보이긴 했으나 "엄마 사온 빵보다 아빠가 해준 와플이 더 맛있어!"라는 기린이의 말에 무척 뿌듯해했다. :-) 딸램이 벌써 아빠를 구워삶고 있구나...;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2012/03/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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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7 [일상/자기 전 물 한잔]이래저래 심란하고 또 심란하여 모 님께 신년운세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이번 기회로 알게 된 것은, 막연하게나마 그렇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우리는 ‘영혼의 자매’였다는 거-_-; 총알택시타면 10분만에 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10여년 넘는 세월 동안 얼굴 본 건 불과 열 번도 채 안 되는(…열 번이 뭐냐, 다섯 번도 안 될 것 같은데? -_-) 사이지만 이렇게나 끈질기게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알고 보면 우리는 이렇게나 끈끈한 사이였기에 가능했던 게야! (쿨럭)> (내 입으로 이런 말 하기는 뭐하지만) 나는 내 능력과 상황 등을 꽤나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판단하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제3자로부터 뭔가 재확인을 받고 나 자신을 다잡는 과정이 필요했던 것도 같다. 이미 결론은 나와 있는 일이지만 괜히 속에서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것을 꾹꾹 눌러 다스리기 위해서랄까. 정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제 입 하나 벌어먹고, 거기에 아이들을 키우고, 부모님까지 책임질 수 있을 만큼 돈을 버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있겠냐마는…배부른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복직을 1년이나 훨씬 더 남기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돌아가기 싫다는 마음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한숨을 내쉴 정도면, 그동안 참 많이 참고 억누르고 살았구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난 나를 알지! 이렇게 말해도 아마 복직할 때 되면 또 참고 살 거야. -_-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폐 끼치지 않게, 묵묵히, 내 할 일 하면서. 그러다가 홧병나서 한바탕 뭔가를 질러대고(그렇다고 큰 걸 지르는 것도 아니고 기껏해야 인터넷샵 뒤져서 특가로 나온 30~40만원대의 가방이나 지갑, 옷 정도를 지르는 정도겠지. 그 이상 지르면 가계에 무리가 가니까! 나도 이런 내가 싫다-_- 왜 화끈하게 뭔가를 질러대지 못 하니…). smk군은 보리 돌이 지나면 글이라도 한번 제대로 잡고 써보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하는데, 사실 창작 쪽으로는 그다지 감이 안 좋다는 걸 익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건 무리고; 마음 같아서는 딸램들 키우면서 육아내공을 좀 쌓아서 ‘엄마와 함께 하는 자녀의 글쓰기’, ‘엄마표 교육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사교육 제로, 내 아이의 눈높이에서 시작하는 명문대 진학법’ 이런 거 한번 써보고 싶은데(대필 작가 안 쓰고 내 힘으로 쓸 자신 있음), 우리 딸램들이 그리 뛰어나게 자라줄 것 같지도 않고-_- 아프지나 말아라 이것들아…. 무엇보다 오늘도 귤 속껍질 안 까줬다고 떼쓰는 기린이에게 한바탕 버럭질을 해댄 내가 쓸 내용들은 아니네; 이미 뻔한 결론이 나와 있음에도, 박차고 나설 용기도 없으면서 끙끙 앓기만 하는 내가 싫다. 2012/03/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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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35개월, 보리 8개월2012/03/13 15:41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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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 misha냥 [비밀댓글]05/02 - 그 친구분 혹시 온라인 상담도..05/01 - misha냥 흑흑 힘내야죠!!! 만두랑 sikh..05/01 - misha냥 7월 접어들면 좋아진다는 그..05/01 - misha냥 Elizabe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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